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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신학자"몰트만의 신학 여정에서 가정 중요한 사건은, 제2차 세계대전 중인 1943년 7월 말 연합군의 폭격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것이었다. 이날 밤 자기 곁에 있던 친구 병사가 파편에 맞아 피투성이가 되어 죽는 것을 보면서 몰트만은 그의 생애 처음으로 "하나님이 어디에 있는가?"를 질문하였고, 이 질문은 일평생 그의 신학의 중심적 동인이 되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하나님은 어디에 계신가?"라는 질문과 함께 시작한 그의 신학에 자극과 영향을 주었던 중요한 삶의 사건들과 경험들을 조명하면서, 그의 신학적 경험과 사유가 어떻게 발전하여 왔는가를 기술한다. 저자는 그의 신학은 결코 역사의 현실에서 격리된 상아탑 속의 학문이 아니라, 하나님이 보이지 않는 세계 현실과의 만남 속에서 이루어져 왔음을 밝히는 동시에,"희망의 신학"과 함께 시작한 그의신학 전반의 중심 개념들을 해명한다. 또한 그는 서구 중심, 백인 중심, 남성 중심의 신학을 거부하고 흑인신학, 남미의 해방신학, 한국의 민중신학, 여성신학과 대화하면서 에큐메니컬 신학을 추구한다. 여기서도 저자는 그의 신학적 정치신학적 정체성을 지킨다.

[ 본문 61-63, '제1부 신학이란 무엇인가' 중에서 ]


신앙의 이성 : 나는 이해하기 위하여 믿는다

첫째 넘어감은 신앙으로부터 인식으로의 길이다. 좀더 정확히 말하여 신뢰하는 신앙으로부터 인식하는 신앙으로의 길이다. 이것은 질문을 거꾸로 돌리는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21조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마음의 신뢰"에서 "확실한 인식"으로 나아감이다. 이 인식은 기독교 신앙에서 본질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우리는 오직 확실한 것만을 신뢰의 의미에서 믿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근대의 언어 사용이 암시하는 바와 같이 - 특히 칸트 이후 독일어에서 - 신앙은 불확실한 생각과 아무 관계가 없다. 기독고 신앙은 맹목적 신뢰가 아니라, 열린 눈을 가지고 보는 신앙이다. 그것은 대상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역사와 현재와 미래 안에서 생생한 대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신은 그리스도시오,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임을 우리는 믿었고 인식하였습니다."라고 베드로는 요한복음에서 남자 제자들과 여자 제자들의 이름으로 선언한다. 요한의 문서들에 의하면 기독교 신앙은 언제나 그리스도의 인식과 결합되어 있으며, 그리스도의 이 인식은 단지 눈과 귀로 멀리서 느낌과 오성으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손으로 만지고 혀로 맛보면서 가까이에서 숙고함으로 말미암아 일어나기도 한다.

"우리가 눈으로 보았고, 우리가 자세히 살펴보았고, 손으로 만져 본 생명의 말씀... 생명이 나타났다(요일1:1).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은, 눈을 감고 신비적으로 자신의 내면성으로 침잠함으로써 가까이 갈 수 있는 어두운 "비밀"이 아니다. 오히려 그는 생명의 계시될 수 있는 하나님이다. 우리는 그를 미래를 향하여 열려 있는 그리스도의 역사 속에서 만날 수 있는데, 이 역사는 우리를 그의 파정 속으로 이끌어 들이기 때문이다.

그리스도 때문에 기독교인들은 "살아 계신 하나님"을 신앙한다. 19세기에 요한네스 고트쉬크가 그 자신에 대하여 말한 바와 같이, 만일 그리스도가 없다면, 그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은 무신론자들일 것이다. 그리스도 때문에 하나님을 믿는 이들은, 그 이름이 신약성서에 나타나는 바와 같이,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를 믿는다. 그들은 특별히 종교적 재능을 부여받은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은 모든 사람들이 들을 수 있는 것을 듣고, 모든 사람들이 인식할 수 있는 것을 보고, 모든 사람들이 신뢰할 수 있는 것을 믿는다.

신앙과 인식은 기독교 신앙의 두 가지 면들, 곧 인격적인 면과 사실적인 면을 가리킨다. 신앙에서 나는 그리스도와 인격적으로 관계하며 나의 현재를 그의 현재와 결합시킨다. 인식에서 나는 그리스도와 사실적으로 관계하며, 내가 존재하지 않을지라도 존재하는 바의 그분을 의지한다. 나는 인식하면서 그분 안에서 나의 주님과 나를 위한 구원자를 볼 뿐 아니라, 그 자체로서의 주님과 구원자를 본다.

인식에서 나는 나 자신을 도외시하고, "그 자체로서의"진리를 추구한다. 그 자체에서 존재하는 바 그리스도의 하나님을 내가 인식할 때, 나는 나를 위하여 존재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전세계를 위하여 존재하는 그분을 인식한다. 이때 비로소 나는 나의 주관적 생각과 소원의 상들로부터 자유로운, 그럼으로 전달될 수 있고 경배 받을 가치가 있는 그분의 진리를 발견하게 된다.

따라서 "당신은 그리스도시오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입니다"라는 기독교의 신앙고백은, 주관적 가치 판단 곧 그리스도가 신자들에게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는가를 그들이 나타내는 판단이 아니다.

제1부 신학이란 무엇인가?
1. 신학은 어디에 있는가? 자신의 신학적 실존의 장소들
2. 남자 신학자 혹은 여자 신학자는 누구인가?
3. 어떻게 참된 신학자가 되는가? 하나님으로 인한 고난과 하나님 즐거움
4. 역사신학
5. 기독교 신학
6. 자연신학

제2부 희망의 해석학
1. 약속의 논리
2. 역사적 해석학
3. "성서"의 삼위 일체적 해석학
4. 신학적 인식론

제3부 해방하는 신학의 영상들
1. 억압의 두 가지 면들
2. 백인들을 위한 흑인신학
3. 제1세계를 위한 라틴 아메리카의 해방신학
4. 지배계급을 위한 민중신학
5. 남성들을 위한 여성신학
6. 답변되지 않은 질문들

제4부 삼위일체의 "넓은 공간" 안에서
1. 개인적 접근들
2. 나는 삼위일체 하나님을 믿습니다
3. 하나님의 약속에 대한 역사적 희망에서 하나님의 내주의 공간적 경험으로
4. 삼위일체의 통일성의 페리코레시스적 개념
5. 삼위일체적 하나님 경험
6. 삼위일체적 사귐의 경험
7. "삼위일체는 사회적 프로그램이다"

맺음말
"주를 경외함이 지혜의 근본이다": 과학과 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