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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을 존재의 근원. 서정의 근원에 놓고 있기에 그의 시에는 타인을 사랑하는 진정한 힘이 어디에서부터 오는지가 명확하게 밝혀진다. "거지는 못가진 사람들이 아니라 나누어줄 줄 모르는 사람이다 처참한 육신의 고통 속에서도 자기보다 더한 사람을 찾아 베풀어주려고만 하는 사람들 그들의 맑은 영혼이 보이는가" (「꽃마을 이야기」중에서)와 같이 노래하는 시인은 인간을 진정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것이 이러한 '맑은 영혼'이 뿜어내는 사랑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이러한 맑은 영혼을 가능하게 해 주는 것이 바로 기독교의 복음이며, 하나님 의식임을 시인은 말하고 있는 것이다. - 문학박사 금동철 해설중에서..

[본문 75쪽-79쪽 '제4부 파종기'중에서]

파종기
말라비틀어져 꾸질꾸질한 씨앗 한 톨
얼어붙은 땅에 심기 위해
날캄한 삽날로 언 땅을 찍었을 때
폐비닐 한가닥 찍혀 나왔지.
썩지 않고 그대로 있는게 족히.
십년은 넘었겠다
썩지 않고 그대로 있는 모습이
여간 꼴불견이다.
썩어져야할 때 썩지 않고 있는 것들은
모두가 다 이렇게 추한 꼴일까
비록, 말라비틀어져 쭈글쭈글하지만
얼어붙은 땅, 날캄한 삽날로 파서
씨앗 한 톨 심는다
땅속에 심겨져 다시 부활하는 싹으로
나서기를 바라며,
다시 자라 많은 열매맺고
또 다시 땅속에 박혀 초록을 틔우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날캄한 삽날에 힘을 실어 언 땅을 파고
씨앗 한 톨 심는다.

님1
누가 뭐래도 님은 하늘입니다
푸른 하늘입니다.
흰 구름도 끼어 들지 못할
가을 호수입니다.
님을 쳐다보기도 부끄러워
얼른, 고개를 돌리곤 했습니다
님께서 가만히 내 손을 잡고
가슴으로 말씀할 때에는
첫사랑에 감격한 소녀마냥
어쩔 줄 몰라했습니다
누가 뭐래도 님은 하늘입니다.
맑은 하늘, 흠없는 어린아이의
눈물입니다.
풀잎에 구르는 아침 이슬입니다.

님2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언어로
단, 하나밖에 없는 언어로
님을 노래하고 싶습니다.
님께서 가신 그 길을 따라
말없이 갈때도,
아무도 걷지 않은 좁은 길을
힘든 내색않고 가고 싶습니다.
가슴을 치며 안타까운 마음으로
빛을 뿌리며 떠난 님께
빛들로 태어난 아이들 손잡고
문안드리러 갈 날을 그리며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언어로
단, 하나밖에 없는 언어로
님을 노래하고 싶습니다.

님3
님이 그리울 때면
바다를 찾지요
풍랑 이는 바다를 찾지요
파도를 타고
춤추던 배에서
무서움에 떨고 있을 때,
유유히 물위를
걸어오시던 빛
님은 언제나
먼 데 있지 않고
님은 언제나
손짓하지 않아도
님은 언제나 내색 않고
가까이 계셨지요
님 그리워 찾은 바닷가엔
갈매기떼 물위를
날고 있었지요.

님4
깊은 밤
산 정상에서
땀방울이 핏방울 되도록
기도하시던 님.
그 기도 소리가
십자가에서
인내하게 했겠지요.
마지막
이 한마디를 위해
"다 이루었다."

제1부 보리피리
시집을 내면서...
봄 비
봄 노래 1
봄 노래 2
보리 피리
빈 의자
풀잎 행진
대숲을 지날 때마다
풀잎 예찬
벚꽃
자유란
4월에
5월의 아침
어린이날에
풀잎과 바람

제2부 오월
몽산포 소묘 1
몽산포 소묘 2
몽산포 소묘 3
몽산포 소묘 4
몽산포 소묘 5
몽산포 소묘 6
몽산포 소묘 7
오 월
광주 비엔날레 1
광주 비엔날레 2
광주 비엔날레 3
광주 통일 미술제
멋과 정과 한으로 쓴 편지
전라도 사람들
섬진강

제3부 아, 사람이 그립다
산 행
거리의 약사
고향의 밤
어머니
양림골 언덕빼기를 다시 오르며
치통
다시 금남로에 서서
아, 사람이 그립다 1
아, 사람이 그립다 2
아, 사람이 그립다 3
아, 사람이 그립다 4
아, 사람이 그립다 5
아, 사람이 그립다 6
빛송 연가
꽃마을 이야기
골고다 언덕을 묵상하다가

제4부 파종기
파종기
님 1
님 2
님 3
님 4
님 5
님 6
이순임 권사님
새날을 맞으며
출근 단상
시작 노트
시를 쓰는 이유를 묻는 이에게 1
시를 쓰는 이유를 묻는 이에게 2
1970년대 시인론
1980년대 시인론
1990년대 시인론
詩人
시작(詩作), 그 위대한 진주 캐기 1
시작(詩作), 그 위대한 진주 캐기 2
폭우 1
폭우 2
호박꽃
귀천엘 다녀와서
사랑하는 친구에게
해바라기
서울 쌍무지개

제5부 가을에 드리는 기도
어려운 시절을 보내는 방법
그리움
가을 저녁
가을 이야기 1
가을 이야기 2
가을 이야기 3
가을 이야기 4
가을 이야기 5
가을 이야기 6
가을 이야기 7
가을 강가에서 1
가을 강가에서 2
가을단풍
코스모스
가을에 드리는 기도
돼새떼
겨울 입문
첫눈 내리는 날에
노(no)산타크로스 메리크리스마스
겨울 산행

해설 - 따뜻함과 생명의 아름다움

기독 대학생들의 맏형 김철영 목사(한국대학생선교회)가 서정시의 진수를 맛볼 수 있게 하는 시집 ‘풀잎과 바람’(크리스챤서적)을 출간했다．“봄이 되면 초록이 그리워/모종밭으로 나간다/바람이 쏴하고 스쳐도/왠지 설레는 가슴으로/님이 뿌려논 씨앗들/초록으로 자란 세상…애야,빨리 커라/봄꽃을 기다리는 그리움으로/봄날은 날마다 설렘이다”(봄 노래1 중에서)

김목사는 5년 만에 내놓은 이번 시집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따뜻함과 생명의 아름다움’에 두었다고 밝혔다．시집 1,2부에서는 생명은 진정한 설렘으로 다가오며 자아를 살아있게 만드는 힘이라고 말했다．3부 ‘아,사람이 그립다’편에서는 소외된 이들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아름답다고 표현했다．4,5부에서는 결론적으로 모든 생명을 창조하고 가꾸어가는 ‘님’(저자 표현),곧 하나님을 통해 아름다운 꿈을 지니고 세상을 바라보게 됐다고 강조했다．

- 국민일보 / 2001.1.8 /노희경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