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도서 > 영적성장 > 간증

이 땅에 민주화된 세상을 이루기 위해서 헌신해 온 이들 병마로 죽음의 문턱을 넘어들며 고통당하는 이들 경제적으로 절박한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

[ 본문 72-73쪽 '사랑과 희망으로' 중에서 ]

당신 암이야.

어둠이 주위에 내리 깔리면서. 나는 복잡하게 얼키고설킨 마음과 극도로 긴장된 표정을, 혜숙에게 들키지 않고 어둠으로 숨길 수 있어 무척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혜숙과 나 사이에 희미하게나마 가로막힌 어둠을 빌미삼아. 억눌렀던 말을 토해 낼 용기가 생겼다.

'여보! 어차피 알게 될 텐데, 마음 단단히 먹고 잘 들어. 무슨 병인지 알고 대처를 해야지. 김용일 박사한테 들었는데‥‥ 당신 위는 다 잘라 내고 위에 가까이 붙어 있는 비장과 췌장도 일부를 잘라 냈대. 위 역할은 장을 연결해서 주머니처럼 만들어 놓았는데, 시간이 지나고 훈련이 되면 그다지 큰 불편을 느끼지 않을 수 있대. 진단 결과는‥‥‥ 위암 7기로 나왔어. 생존 가망성에 대해서 물었더니‥‥‥ 5년 생존율을 기준으로 삼는다 던데‥‥‥ 15죄센트 정도래. 5년만 무사히 버티면 그 다음에는 암에서 완전히 해방되는 거래.

이제 우리 당신 몸만 신경써야 돼. 앞으로 우리 5년 동안은 오로지 당신 몸만 위해서 살자. 여 보. " 나는 어둠에 낯을 가린 채로, 김용일 박사가 내게 냉정하게 설명하듯 가슴 속에 담아 두었던 말들을 한꺼번에 토해버렸다. 대사를 달달 외워 둔 연기자처럼, 더듬거리지 않고 호흡을 맞춰 가며 거침없이 토해냈다. "어‥‥‥ 아니. 당신 지금 무슨 얘기를 하는 거야?"

혜숙은 정말로 아무 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나 보다. 혜숙에게는 내 말이 전혀 뚱딴지 같고 허무맹랑했던 듯 했다. 전 혀 황당무계하고 금시초문인 듯 했다. 어쩌면 당연한 반응이었겠지만 나는 오히려 뜻밖이라는 느낌에 순간 당황했다. 말문이 막혔다 그렇다면 이 순간 혜숙이 얼마나 큰 충격을 받고 있을까? 얼마나 몸서리치고 있을까? 느닷없이 청천벽력을 얻어 맞은 듯 심사가 얼마나 천방지축으로 갈피를 잡지 못하고 뒤죽박죽일까? 생명을 포기하고 죽음을 받아 들여야 하는 그 고통을 어떻게 감당하나?

나는 한숨을 내 쉴 여유조차 없었다. 숨소리를 죽이고 솟구 쳐 오르는 울음을 참아 내야 했다. "당신 잘 알지도 못 하면서 왜 그래? 나 원래 위에 염증이 좀 있었잖아. 그게 좀 심해져서 일부분만 잘라 낸 거야. 위가 지금 있는데 왜 없다고 그래? 어디서 그런 말을 듣고 다니는 거야. 알지도 믓 하면서‥‥‥‥ 혜숙은 내게 막 화를 냈다. 한숨을 네 쉴 여유조차 없이 숨소 리를 죽이고 있던 나는 그만 치솟아 오르는 울음을 토해 내야 했다.

"여보! 저‥‥‥ 흑‥‥‥ 그러지 말고 김용일 박사한테 같이 가서 얘기를 직접 들어 보자 우리."

제1부 마지막 감옥문을 나서고

제2부 생명을 찾아서

제3부 사랑과 희망으로

간증-하나님의 은총과 마귀의 시험

에필로그

책을 마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