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로 더 많은 사람이 탈진을 호소한다. 힘이 다 빠져 이제 주저앉을 것만 같다고 말한다. 그들은 스스로 속이 텅 비고 말라 버렸다고 느낀다. 자신은 소진되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연료가 다 탄 로켓이나 기름이 바닥난 자동차가 되어 버린 기분이다. 자동차야 몰고 가다가도 기름이 떨어지면 주유소에 들러 돈을 내고 다시 채울 수 있지만 인간은 기계가 아니다. 지칠 대로 지쳐 있는 그들은 삶의 에너지를 다시 길어 올릴 원천을 갈망한다. 내적인 힘의 원천과 접촉하고 싶어 한다.
이에 독일의 영성가 안셀름 그륀 신부는 ‘흐린 샘’과 ‘맑은 샘’이란 표상을 우리에게 제시한다. 흐린 샘은 부정적 감정이나 파괴적인 삶의 패턴으로 오염된 원천이다. 우리는 흐린 샘을 통과하여 더 깊이 파 내려가야 한다. 우리 영혼 저 깊은 곳에 이르러 맑은 샘을 만나야 한다. 우리 내면에는 결코 마르지 않는 맑은 샘이 솟아 흐르고 있다. 그륀 신부는 심리학과 영적 전통에서 찾은 구체적 방법들을 소개하고, 오래도록 수도자로 살아온 자신의 체험을 기꺼이 나누며 이렇게 호소한다.
“누구도 타인의 삶을 모방할 수 없습니다. 저마다 자신의 고유한 원천을 발견해야 합니다. 사랑하는 독자여, 당신도 자신의 고유한 원천을 찾아내기 바랍니다. 당신의 고유한 삶을 지지하고 지원하는 모든 것에 주목하십시오. 찾아 나서십시오. 그리고 찾아 나설 때는 어린 시절부터 시작하십시오.”
“우리 안에는 저마다 물을 길어 올릴 수 있는 맑은 샘이 있다.”
사는 게 고단하고 힘겨운 나를 위한
자기 인식의 영적 기술당신은 어떻습니까? 날로 더 많은 사람이 탈진을 호소한다. 힘이 다 빠져 이제 주저앉을 것만 같다고 말한다. 그들은 스스로 속이 텅 비고 말라 버렸다고 느낀다. 그들은 말 그대로 숨 가쁜 삶을 살아간다. 그들은 숨 돌릴 틈이 필요하다. 자신은 소진되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연료가 다 탄 로켓이나 기름이 바닥난 자동차가 되어 버린 기분이다. 자동차야 몰고 가다가도 기름이 떨어지면 주유소에 들러 돈을 내고 다시 채울 수 있지만 그들은 그런 기계가 아니다. 탈진한 이들, 소진된 이들은 스스로 무력하다고 느끼면서도 새로운 희망을 간절히 바란다.
내 안에 숨겨진 힘의 원천지칠 대로 지쳐 있는 그들은 삶의 에너지를 다시 길어 올릴 원천을 갈망한다. 내적인 힘의 원천과 접촉하고 싶어 한다. 여기에서 심리학은 심리적 자원, 정신적 자원을 언급한다. ‘자원’(Ressource)이란 말은 프랑스어에서 나왔는데, 도로 붙잡을 수 있는, 의지할 수 있는 대상을 가리키며, 또한 물을 길어 올릴 수 있는 저수지를 의미한다. 자원, 곧 모든 힘이 모여 있는 내적 원천에 이르면 삶의 에너지가 나의 생각과 행동 안에 흠뻑 흘러든다. 그런데 지쳐 있는 이들의 원천을 살펴보면 오염되어 있거나 고갈되어 있기 마련이다.
흐린 샘과 맑은 샘, 성령의 샘이에 저자 안셀름 그륀 신부는 ‘흐린 샘’과 ‘맑은 샘’이란 표상을 우리에게 제시한다. 흐린 샘은 부정적 감정이나 파괴적인 삶의 패턴으로 오염된 원천이다. 가령 불안은 경고 역할을 하여 삶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가 하면, 또한 파괴적인 힘으로 우리를 제압하고 위축시켜 멈춰 서게도 만든다. 모든 일을 빈틈없이 해내려는 완벽주의도 흐린 샘인데, 완벽주의자는 정작 일에는 몰입하지 못하며, 주위 사람들의 평가에,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더 매여 있다. 우울이라는 흐린 샘에서 물을 길어 올리는 사람들은 의욕 저하에 시달린다. 모든 것이 힘겹고 버겁다. 모든 일에 질질 끌려다니기만 한다.
우리는 흐린 샘을 통과하여 더 깊이 파 내려가야 한다. 우리 영혼 저 깊은 곳에 이르러 맑은 샘을 만나야 한다. 우리 내면에는 결코 마르지 않는 맑은 샘이 솟아 흐르고 있다. 우리 몸과 마음 저 깊은 데서 나온 이 샘물은 우리를 생기 있게 하고, 맑아지게 하며, 깨끗하게 한다. 그륀 신부는 이 맑은 샘에 이르는 구체적인 방법으로 ‘상상’과 ‘기억’을 꼽는다. 우리는 상상을 통해 외부 세계에 지배되지 않는 자신의 고유한 세계를 마음에 그릴 수 있다. 또한 독일 철학자 막스 셸러는 “무언가를 기억하는 것이 기억한 그 사실이나 사건으로부터 벗어나는 시작이다”라고 말했으며, 아우구스티누스는 인간이 ‘기억’(memoria) 속에서 “자기 근원과 자기 생명의 원천”을 떠올린다고 했다.
그리스도인에게 이 맑은 샘은 나 자신으로부터 비롯된 게 아니라, 결국 하느님이 주신 선물이다. 이 성령의 샘은 모두의 내면에서 흐르고 있지만, 흔히 우리는 이와 차단되어 있거나 이를 외면하기 일쑤다. 성령의 샘으로 사는 사람은 삶을 온전히 이루는, 삶을 새롭게 맛보는 체험을 한다. 어떤 드넓음과 자유로움, 생기와 사랑을 체험한다. 성경에는 삶을 열매 맺게 하는 이 원천에 대한 말씀이 곳곳에서 나온다. 그리스도는 “내가 줄 물을 마시는 이는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입니다. 내가 줄 물은 오히려 그 사람 안에서 샘이 되고 그 물은 솟아올라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할 것입니다”(요한 4,14)라고 약속했고, 날 때부터 눈먼 이를 “실로암 못으로 가서 씻”(요한 9,7)게 하여 앞을 보게 했다.
다섯 가지 영적 방법나아가 안셀름 그륀 신부는 오랜 시간 영성 지도자요 수도자로 살아오며 영적 전통에서 찾은 다섯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성경 독서, 묵상과 기도, 의식(儀式), 침묵과 휴식, 자연 체험이 그것들이다. 예를 들어 수도승생활 전통에 따라 묵상에는 두 가지 방식, 곧 ‘반추’(ruminatio)와 ‘영적 독서’(lectio divina)가 있다. 반추를 통해 우리는 말씀을 호흡과 연결하고 그 호흡에 집중함으로써, 영혼 깊은 곳으로, 맑은 샘이 솟고 있는 곳으로 인도된다. 또한 영적 독서를 통해 우리는 ‘관상’(contemplatio)으로, 수도승들이 순수한 침묵 상태로 이해한 그 신비로 이끌린다.
당신의 고유한 원천을 찾아라!영성 프로그램을 이끌다 보면 그륀 신부는 어느 샘에서 물을 긷고 있는지 곧잘 질문을 받는다고 한다. 이 책에서 그는 개인사를 돌아보고 수도생활을 들여다보며 자신의 체험을 기꺼이 나눈다. 그리고 이 같은 고백은 결국 다음과 같은 바람 때문이다. “누구도 타인의 삶을 모방할 수 없습니다. 저마다 자신의 고유한 원천을 발견해야 합니다. 사랑하는 독자여, 당신도 자신의 고유한 원천을 찾아내기 바랍니다. 당신의 고유한 삶을 지지하고 지원하는 모든 것에 주목하십시오. 찾아 나서십시오. 그리고 찾아 나설 때는 어린 시절부터 시작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