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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를 통한 하나님의 형상 빚기 이 책은 하나님이 어떻게 다른 사람들을 사용하여 우리를 다듬으시며 영적 생활의 모습을 이루시는지 보여준다. 상대가 누구든 하나님은 일상의 모든 관계를 사용하셔서 우리를 마음과 뜻과 힘과 생명을 다하여 당신을 사랑하는 자로, 당신의 형상으로 빚으신다. 대화 증진, 갈등 해결, 재미와 진지함 등 관계를 다룬 책들은 많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책 중 하나가 아니다. 이 책은 특별한 책이다. 단조로운 일상 속에서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놀고 웃고 우는 중에 하나님이 어떻게 우리를 당신이 원하시는 본연의 모습으로 빚어 가시는지 보여준다. 잠언은 "철이 철을 날카롭게 하는 것같이 사람이 그 친구의 얼굴을 빛나게 한다"고 말한다. 이처럼 하나님은 인상의 모든 관계를 사용하여 우리를 마음과 뜻과 힘과 생명을 다하여 당신을 사랑하는 자로 빚으신다. 모든 관계는 본래 하나님 중심적이게 되어 있다. 본서는 인생을 다른 시각으로 보게 해준다. 우리의 정체감과 성을 하나님의 관점에서 새롭게 보게 해준다. 또한 우리에게 기뻐할 새로운 이유를 전해줄 뿐 아니라 무너진 관계와 사별이라는 짐을 감당할 힘도 길러준다. 이 작업은 평생 해야하는 모험이다. 하나님은 함께 그 일을 하도록 우리를 부르신다.

[본문 11-14, '1. 영혼 빚기'중에서]

영혼

한 훌륭한 그리스도인 친구가 내게 영혼(soul)의 의미를 물었다.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영혼이란 당신 존재의 본질입니다. 영혼은 뇌나 간처럼 당신의 한 부분이 아니라 바로 당신입니다. 우주에서 주 하나님을 볼 수 없듯이 영혼도 대뇌피질이나 DNA에서 찾을 수 없습니다. 영혼이란 '무엇'이 아니라 '누구'입니다"

"흑인들이 영혼을 말할 때는 감정, 열정, 리듬, 춤이라는 뜻으로 말합니다" 그는 말했다.

영혼은 존재 깊은 곳에 있는 우리의 실상을 보여준다. 그리스도 안에 있음으로 우리는 인생에 내재한 감정, 열정, 리듬을 경험한다. 깊은 의미에서 우리는 그리스도 밖에 있는 사람들과 감정적, 윤리적, 영적으로 다르며 구별된 존재다.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영혼을 얻으며, 그 영혼의 의미는 겸손을 통해 자라고 깊어진다.

우리 존재의 핵심 즉 영혼의 중심에는 기독교 영성의 근본인 명확한 원리가 있다. 사도 바울은 이렇게 말한다."너희는 너희의 것이 아니라 값으로 산 것이 되었으니 그런즉 너희 몸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라"(고전 6:19, 20) 내 영혼이 하나님의 소유라면 그분은 흔히 하는 말로 나를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다 가지신 것이다. 몸은 남겨놓고 영혼만 하나님께 드린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한 묶음인 셈이다. 우리는 몸 없는 영혼도 아니고 영혼 없는 몸도 아니며 몸과 영혼이 하나로 연합한 존재다.

내 친구 중 하나는 미국의 일류 서핑학교 중 하나로 유명한, 캘리포니아 남부에 있는 포인트로마 대학교에서 역사학을 가르친다. 학생들은 자유시간이면 강의실에 모여 영혼을 비롯한 여러 주제를 토의한다. '바른 삶에 관한 깊은 사고'라는 수업에서 내 친구는 학생들에게 영혼에 대한 초대 기독교인들의 이해를 배경으로 히브리어의 의미와 그리스 전통을 가르친다.

학생들은 영혼이란 육체에 생명과 개성을 부여하는 비물질적 실체라고 배운다. 고금의 철학자들이 인간의 구성요소에 대해 이런저런 이론을 내세운 반면, 그리스도인들도 영과 혼, 마음과 생각의 구분에 대해 늘 갑론을박을 벌였다. 인간을 몸, 혼, 영으로 구분한 이들도 있고(삼분법), 몸과 혼/영으로 구분한 이들도 있고(이분법), 이러한 구분 없이 전체를 한 자아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일원론)

나를 가르친 교수 한 분은 인간의 본질을 이렇게 서술하셨는데 나는 이 접근이 마음에 든다. "인간이란 통합된 존재지만, 그 존재는 깊고 창의적이며 복잡하다. 인간 존재의 깊은 측면은 모든 용어를 다 동원해야만 이해할 수 있다. 그러므로 '영', '혼', '마음', '생각'과 같은 말은 인간 존재의 다양한 차원을 표현하는 말들이다. 그 중에서도 '영'이 가장 기본적인 말인 듯 하다"

조금 더 넓게 영혼은 인간의 생명이 머무는 곳이요, 감정, 욕망, 지식, 기억, 열정의 중심이다. 영혼은 생각과 감정과 사랑의 근원이요, 몸과 하나이면서도 구분되는 면이다.

성경에서는 혼은 정신적 문제에 국한하며 관계 문제는 영의 몫이라는 인상은 전혀 받을 수 없으며 우리도 그런 생각을 품어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정신적 문제와 관계 문제는 분리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대학에서는 학문적인 이유로 신학과 심리학을 구분하는데, 그렇게 두 학과를 철저히 분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교수들이 많은 것 같다.

그러나 성경의 현실주의는 그것이 인위적일 뿐 아니라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내면의 자기 이해와 관계의 역동성을 하나님을 알고 사랑하는 체험과 떼어서 생각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불가능하다. 그렇게 하는 것은 축구선수가 수비 없이 공격만 해야 한다거나 야구코치가 타격이나 투구에만 신경을 써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만큼이나 어리석은 것이다.

영성과 심리학의 관계는 생물학과 의학, 정치학과 정부의 관계와 같다. 참된 영성 업시 자존감을 논할 수 없고, 하나님과 교제 없이 대인 관계를 생각할 수 없다. 성경은 우리와 하나님의 관계, 인간 사이의 관계에 집중하며, 인간의 본질에 대해서도 난해한 공론을 펴지 않는다.

그간 나는 기독교 신학을 영성과 인간관계라는 장에 적용하려고 힘써왔다. 심리학, 신학, 영성을 구분하는 선은 흐릿하다. 그 선을 넘으려면 비자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처음에는 혼란스러운 테지만, 깊은 영성을 위해 하나님께서 놀랍게 공급하시는 것을 우리가 일상생활 한복판에서 보게 되기를 바란다. 그리스도를 삶의 중심에 모신다는 것은 곧 가장 의미있는 길을 우리 인간관계의 중심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예수님을 따르는 자들은 영혼 빚기의 기본작업을 시작하는 데 로켓 과학자나 거창한 신학자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안다. 우리는 이 작업에 신비감을 조성하거나 특별한 사람이 와서 비밀스럽고 완벽한 공식을 가르여주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영혼 빚기의 기본기술은 기초적인 것이다. 목수의 망치질이나 농부의 쟁기질만큼이나 기본적이다.

이런 기본기술은 출발점일 뿐 아니라 매일 영혼 빚기를 실천하는 데도 필수적이다. 의사가 매일 환자의 말을 경청해야 하고 화가가 매일 기본색채를 써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영혼 빚는 자들을 위한 기본 기술은, 분별력을 구하는 기도와 예수님의 마음을 아는 것과 겸손의 영을 키우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런 기초를 바로 이해할 때 영혼 빚기를 생산적으로 하게 될 것이다.

1. 영혼 빚기
2. 은혜의 리듬
3. 영혼인 인간
4. 온전함
5. 우정
6. 두 사랑
7. 몸과 영혼
8. 에덴의 동쪽
9. 죄의 자각과 긍휼
10. 영혼의 동반자
11. 작은 신학교
12. 상한 관계
13. 영원부터 영원까지
주

본서는 자신의 본업인 하나님의 형상 빚기에 충실한 한 목사의 작업장에 우리를 초대한다. 상투적인 말도 없고 자기개발이라는 번지르르한 슬로건도 없다. 실은 심각한 얘기다. 우리 문화가 하찮게 여기는 것을 이 목사는 대단히 중요하게 다룬다. 더글러스 웹스터는 성경적으로 훈련된 지성과 그리스도를 따르며 경외하는 마음을 바탕으로 우리 모두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인 영혼을 세세히 들여다본다.

-유진 피터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