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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서는 역사적 예수가 스스로를 종말론적 새 성전으로 이해하는 가운데 특별히 가난한 자들에 대한 구제, 치유와 축귀 사역, 죄인들과의 식사 등을 통해 성전 됨을 구현했다고 주장한다. 최근 신약신학의 주요 동향 중 하나인 유배와 회복 및 성전신학 관점에서 역사적 예수 문제에 접근하기를 원하는 독자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출판사 서평]지난 200년 간 세계 신약신학계의 핵심 과제는 “역사적 예수”의 진짜 모습을 탐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예수란 존재는 누구인가? 그는 하나님인가, 사람인가? 신적 존재라면 어떤 종류의 특별한 존재이고, 사람이라면 어떤 인간인가? 나아가 역사적 예수는 실재했는가? 그의 말과 행동의 핵심 의미는 무엇인가? 그에 대한 전승과 기록은 신뢰할 만한 것인가? 등등을 둘러싼 수많은 갑론을박이 있었고, 이 질문은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오랜 고민과 토론 끝에 20세기 말부터 역사적 예수 연구 학자들은 예수의 진짜 모습에 접근하려면 그를 제2성전기라 불리는 유대교 맥락에 놓고 이해해야 한다는 데 대체로 합의하게 되었다. 신약성서가 제시하는 예수의 모습은 제2성전기 유대교와 연속성 및 불연속성을 갖는다는 것이 명확해졌기 때문이다. 본서의 저자는 특별히 제2성전기에 발생한 “성전 반대 운동”이란 관점에서 역사적 예수 문제에 접근하는 것이 예수를 이해하는 데 매우 유용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제안한다.
“성전 반대 운동”이란 당시 부패한 제사장들이 지배하던 제2성전 권력의 횡포와 타락에 맞서 스스로를 하나님의 종말론적 성전으로 간주한 운동을 지칭한다. 구체적으로 자신들을 하나님의 종말론적 참 성전으로 간주한 「솔로몬의 시편」 배후에 있는 공동체나 쿰란 공동체를 예로 들 수 있으며, 세례 요한이 주도한 운동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은 공히 당시의 성전이 타락해서 본래의 기능을 상실했으며 따라서 하나님의 구원을 담아낼 새로운 성전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사실 이런 생각들은 초기 기독교, 특히 바울 서신에서도 강하게 나타난다. 초기 기독교 역시 하나님의 구원사에서 유대교의 성전 기능이 종료되었으며 이제 사람의 손으로 건축하지 아니한 새로운 종말론적 성전이 (예수와 성령에 의해) 건축되었다는 강한 자의식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초기 기독교는 쿰란 공동체 등과 달리 기존 유대교 성전 기능의 과격한 폐지를 추구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이런 점에서 역사적 예수는 세례 요한과 초기 기독교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예수가 부패한 예루살렘 성전을 상대로 시위한 “성전 정화” 행위야말로 그가 당시 발흥하던 “성전 반대 운동”의 맥락에 서 있었다는 것을 실증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역사적 예수는 세례 요한 및 초기 교회와의 연속성을 담보한다.
그러나 동시에 역사적 예수는 제2성전기의 여타 성전 반대 운동과 불연속성을 노정하는데, 그것은 당시의 성전 반대 운동이 하나님께서 지으실 새 성전이 종말에 비로소 건축될 것으로 이해했던 반면, 예수는 자신의 생애와 사역 속에서 “이미” 새 성전이 출범했음을 강력하게 선포하기 때문이다. 곧 예수는 자신의 설교와 사역 속에서 하나님의 종말론적인 새 성전 건축이 이미 시작되었으며, 나아가 자기 자신을 바로 그 새로운 성전으로 간주했다. 이러한 자기 이해를 바탕으로, 예수는 새로운 종말론적 성전 건축이 벌써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구체적 표징으로서 가난한 자들에 대한 구제, 무소유 공동체의 추구, 축귀와 치유, 죄인들과의 식사 교제 등을 강조했다. 사실상 이는 구약성서에서 성전이 수행하던 기능을 예수가 오롯이 자기 자신에게 수렴한 행위였다. 이로써 예수는 스스로를 종말론적 새 성전으로 자리매김한다. 본서의 백미이자 가장 큰 공헌은, 예수의 구제와 무소유 공동체 지향 등을 구약의 성전 기능에 비춰 해석한 것이라 할 수 있으며, 이는 역사적 예수를 제2성전기 유대교 맥락에 비춰 이해하는 것뿐 아니라 구약성서와의 연속성이란 점에서 이해할 수 있는 강력한 통찰을 제시한다.
주지하듯, 최근 한 세대 동안 국제 신약학계는 “유배와 회복” 및 “성전”이란 화두를 조합하고 통합해서 신약성서를 일목요연하게 이해하려는 노력을 계속해왔으며, 본서 역시 그런 흐름에서 탄생한 연구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들어 한국교회에도 “성전신학”' 관점에서 성서 전반을 이해하려는 다양한 시도들이 계속 소개되고 있는 것은 국제 신약학계와 일정 부분 보조를 맞추려는 노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성전신학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은 본서를 통해 기존의 책에서 미처 다 포착하지 못했던 새로운 통찰들을 만나 보는 동시에, 기성 이론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서 더 깊은 성서 해석의 세계로 진입할 것인지 고민해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역사적 예수의 실재에 대해 변증과 의문 사이를 오가는 독자들 입장에서는 “성전”을 화두로 역사적 예수가 구약성서 및 제2성전기와 어떤 연속성, 그리고 불연속성을 띠는지를 성찰해보는 지적 즐거움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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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서는 니콜라스 페린의 삼부작 『예수와 성전』(원서 2010; 새물결플러스 2021), 『대제사장 예수』(2018; 새물결플러스 2025), 『희생제물 예수』(근간) 가운데 두 번째 책이다. 본서는 예수의 사역을 제사장적 관점에서 조명함으로써 예수가 자신을 “이스라엘의 종말론적 대제사장”으로 인식했음을 설득력 있게 논증한다. 말하자면 예수가 제2성전기 유대교에서 고대했던 대제사장적 메시아에 대한 염원을 성취한 존재라는 것이다. 저자는 예수의 대제사장 직분에 대한 이해야말로 하나님 나라에 대한 명확한 통찰을 제공한다고 믿으며,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해당 신약성서 여러 본문에 대한 치밀한 주석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구약과 신구약 중간기 문헌, 그리고 다양한 후기 유대교 문서들에 의존한다. 본서는 크게 일곱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예수의 기도”에서는 대제사장으로서 예수의 역할과 주기도문의 관계를 다룬다. 저자는 “우리는 독특한 의미에서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역사적 예수의 자기 정체성과 그와는 다른 의미에서 하나님의 아들들이라는 예수 추종자들의 자기 정체성을 역사적으로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 후에 먼저 주기도문의 첫 문장에 초점을 맞추어서 “아버지”라는 부름과 하나님의 고유한 “아들”의 관계를 새롭게 구별된 제사장 직분과 신성한 공간에 대한 이해와 연관 지어 설명한다.
2장 “예수의 세례”에서는 하나님의 아들로서 예수가 가졌던 초기 경험과 제사장으로서의 자의식 간의 상관관계를 다룬다. 예수가 공생애를 시작하면서 요단강에서 요한에게 세례받을 때 나타난 신현 장면(막 1:11과 병행 구절)에 대한 분석을 통해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로 이해하는 것이 어떻게 정당화될 수 있는지 논증한다.
3장 “예수의 왕국”에서는 예수의 제사장적 소명이 필연적으로 고난을 수반한다는 분명한 사실을 보여준다. 한편으로 예수의 제사장 직분을 강조하는 것이 예수의 또 다른 두드러진 역할, 예컨대 “메시아 왕”으로서의 역할을 부인하는 것이 아님을 역설한다. 저자는 예수의 제왕적 정체성이 그의 제사장적 정체성에 종속되는 것임을 입증하고자 한다.
4장에서는 “다윗의 자손 예수”라는 호칭이 지닌 제의적 의미와 중요성을 밝혀준다. 저자는 다윗과 솔로몬이라는 위대한 두 왕의 삶에서 제왕적 기능과 제사장적 기능이 어떻게 통합되는지 시편 110편에 대한 분석을 통해 제시한다. 제2성전기 유대교가 종말론적 다윗의 자손에 대해 가졌던 기대는 본질적으로 성전 지향적인 의제를 내포한다는 것이다.
5장에서는 다니엘서에 등장하는 “인자”라는 인물이 지닌 제의적 성격을 역사적 예수에게서 발견하고자 한다. 저자는 다니엘 7장의 환상이 지니는 묵시적인 특성을 인정하면서도 여기에 담긴 제의적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6장 “예수의 제사장 직분 재조명”에서는 5장에서 다루었던 주제를 심화한다. 저자는 복음서에서 “인자”를 다루는 세 텍스트(막 2:23-28; Q[눅] 9:58; Q[눅] 7:31-35)를 면밀히 주해한 후에 이 본문들에서 “인자”라는 표현이 예수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단순한 호칭이 아니며, 예수는 다니엘 7장의 내러티브를 자신의 사역에 대한 이정표와 지침으로 삼았다고 주장한다.
7장 “마지막 대결”에서 저자는 예수와 그를 대적했던 자들 간의 대화를 통해 예수의 제사장적 자기 이해를 발견한다. 카이사르에게 세금을 바치는 일에 관한 논쟁과 가야바 앞에서 가졌던 청문회에서 오갔던 대화에서도 예수의 제사장 직분에 대한 논증은 한층 강화된다. 하지만 본서에서는 대제사장 예수와 속죄(atonement)의 관계에 대해서는 충분히 설명하지 않는데, 이 주제는 후속작인 <희생제물 예수>(Jesus the Sacrifice)에서 심도 있게 다루어질 것이다.
예수를 대제사장으로 자리매김하는 본서의 이러한 도전은 최근 구약성서와 유대교의 제의 신학이라는 배경 가운데 복음서와 예수, 신약성서를 읽어내고자 하는 보다 큰 흐름과도 접목된다. 『대제사장 예수』는 그동안 히브리서를 제외하고 복음서 내에서 예수의 대제사장직에 대해 무관심했던 주류 개신교 학계에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며, 반면 그간 예수의 희생을 정치적 사건으로 축소하고 구원을 정치적 해방으로 축소하려 했던 개신교의 또 다른 경향에 대해서도 균형을 잡아 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본서는 역사적 예수에 대한 탐구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창조적이고 건설적인 촉매제 역할을 하기에 충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