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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으로 성령을 숨쉬며 사는,
다시 말씀으로 돌아가는 여정에 초대합니다!세상의 소란한 소리와 쏟아지는 헛된 정보로 혼란한 시대,
다시 하나님 말씀에 귀 기울일 때입니다.
성서학자 김영봉 목사의 명쾌하고 참신한 본문 해설과
깊은 영감의 언어로 풀어낸 묵상이 담겨 있습니다.
잠언 새번역 전문이 함께 실려 있어 개인 묵상에 더 집중할 수 있습니다.
- 마음에 차 있던 헛된 욕망과 거짓들이 가라앉게
- 흔들리는 마음 중심을 어디에 둘지 선명해지게
- 내 기도가 진정한 기도 되도록
-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을 듣고 통찰력을 얻도록
- 성령으로 숨 쉬며 사는 참 신앙의 삶을 살도록
다시 말씀을 매일 깊이 읽읍시다!
[서평]
어수룩한 사람을 위한 아침 산책왜 그렇게 잠언이 싫었을까? 언제부터인가 잠언은 들어가고 싶지 않은 곳, 들어가도 머물고 싶지 않은 곳, 간신히 버티다가 나오면 뒤돌아보고 싶지 않은 곳이었다. 내 마음은 시편과 전도서 사이에 위치한 잠언이라는 땅을 우회하고 있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잠언 자체가 싫었다기보다 유난히 그 책을 강조하며 강요하는 사람들의 의도가 싫었던 것 같다. 그들은 잠언을 이용해 누군가를, 특히 자신보다 어린 누군가를 개조하여 모범생으로 만들고 싶어 했다. 그들의 목소리로 듣는 ‘구구절절 옳은’ 잠언 요절은 늘 부담스럽게 다가왔다.
그런 내가 새롭게 잠언을 읽게 된 계기는 ‘다른’ 목소리로 그 지혜의 세계를 안내해 준 책들 덕분이었다. 최근 들어 우연히 만난, 다소간 학문적인 잠언 ‘주석’들은 여태껏 내가 보지 못했던 잠언의 독특한 삶의 자리, 언어, 문체, 오늘을 위한 깨달음 들을 꼼꼼하게, 따끔하게 풀어준다. 잠언은 명실상부 예리한 바늘(箴)처럼 독자를 찔러 깨어나게 하는 말씀(言)이었다. 그러나 그 말씀이 내 마음 깊은 곳까지 스며들었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또 다른 만남이 필요했다.
김영봉 목사의 말/숨/삶 『잠언』을 붙잡고 읽는 동안, 나는 청명한 아침에 일어나 산책을 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익숙한 것 같으면서도 낯선 땅, 들어가지지 않았던 땅으로 기꺼이 들어가서 그곳을 편안하게 거니는 나를 발견했다.
말/숨/삶 『잠언』의 보조에 맞춰 잠언 본문을 읽는 동안 새삼 눈에 띈 단어가 “어수룩한 사람”이었다. 잠언에서 자주 반복되는 말이다. 『새번역 성경』은 아예 각주를 달아 놓았다. ‘도덕적 방향감각이 없어서 악으로 기울어질 수 있는 단순한 사람’을 일컫는 말이라고…. 나는 그 단어가 나를 가리키고 있음을 느꼈다. 그런데도 비난이나 꾸지람을 당하는 것 같지 않았다. 오히려 상쾌하게 뭔가를 새로 시작하는 느낌이었다. 그 어수룩함이 결국 모든 사람의 문제이며, 그것을 가만히 응시하며 지혜의 말에 귀 기울일 때 나 자신만이 아니라 내가 속한 공동체 전체를 풍요롭게 할 수 있음을 예감했다. 이것은 어수룩한 사람을 훈계하려 하지 않고 가만히 묵상의 길로 초대하는 말/숨/삶 『잠언』의 곡진한 목소리 덕분이었다.
나는 평어체와 경어체를 오가는 이 책의 언어를 즐긴다. 평어(評語)로 본문을 풀이하는 부분은 멈춰 서서 잠언의 풍경을 바라보는 시간이다. 한 구절, 한 구절의 의미가 전체적인 맥락에서 해명된다. 오랜 세월 오해되어 왔던 대목의 본뜻이 강조된다. 독자가 차분하게 본문의 구조와 메시지를 파악하도록 도와준다. 평어가 경어로 바뀌면서 조곤조곤 흘러나오는 묵상은 천천히 걸으면서 대화하는 시간이다. 저자는 몸을 낮추고 독자를 존대하는 언어(敬語)로 갈아입는다. 어수룩함에서 벗어나 조금씩 지혜의 안목을 길러가는 젊은 독자와 함께 걸으면서, 기꺼이 말벗이 되고자 하는 마음이 따뜻하게 다가온다. 평어와 경어, 멈춤과 걸음, 보는 것과 듣는 것이 호흡처럼 자연스레 이어지면서 어느새 잠언은 나에게 친숙한 곳, 그러나 늘 새로워 갈 때마다 기대되는 곳이 된다.
말/숨/삶 『잠언』과 함께 잠언을 완독한다. 싱그러운 아침 산책을 마치고 돌아오는 독자는 그를 기다리는 아내(잠 31:10~31)와 함께 하루를 시작하는 기쁨을 누린다. 그 아내는 물론 지혜를 의미한다. “한 손은 펴서 가난한 사람을 돕고, 다른 손은 펴서 궁핍한 사람을 돕는” 여인!(잠 31:20) 말/숨/삶 『잠언』은 그 여인과 함께 사는 기쁨을 감추지 않는다. 지금 우리에겐 바로 그 기쁨이 필요하다.
_ 손성현 목사 (숨빛청파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