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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규 저서 세트(전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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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김용규  |  출판사 : Huma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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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이 빚어낸 서양문명의 심층을 파고들다

“어떤 것에 대한 피상적 이해가 가진 위험을 대변할 수 있는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식수가 아주 귀한 어느 나라의 사람이 서구를 방문하여 수도꼭지에서 물이 시원스레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고 경탄했다지요. 그리고 수도꼭지를 여럿 사 가지고 자기 나라로 돌아가 벽에 꽂아놓고 틀어보았지만 물이 나오지 않자 크게 실망했답니다. 벽 뒤에 마땅히 있어야 할 배관도, 급수펌프도, 정수장도 없이 물이 쏟아져 나올 리가 없지 않겠어요. 우리가 갖고 있는 서양문명에 대한 이해가 상당 부분에서 이와 같지 않은지 심히 의심스럽습니다. 무엇보다도 신에 대한 이해가 그렇습니다. 내가 말하는 신은 물론 기독교의 신인데, 이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놀라울 만큼 피상적이거나 왜곡되어 있어요. 놀라운 것은 서양인들조차 그들 문명의 근간인 신에 대해 심한 편견과 왜곡된 개념을 갖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스티븐 호킹, 리처드 도킨스, 에드워드 윌슨 같은 저명한 자연과학자들의 신에 대한 담론들도 그러합니다. 그들이 하나같이 각자의 전문분야에 서서 벽에 수도꼭지를 박아놓고 그것에서는 물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면서 무신론을 주장하기 때문입니다”―2010년 10월 김용규 선생님의 휴머니스트 강연에서

흥미진진한 지식 소설 《알도와 떠도는 사원》, 13편의 문학작품을 실마리 삼아 철학의 길, 삶의 해법을 제시한 《철학카페에서 문학읽기》 등 굵직하고 매력적인 철학교양서를 펴낸 철학자 김용규. 그가 딸에게 남겨줄 선물이라는 마음으로 3년간 칩거하며 생애 처음으로 자신의 생각을 오롯이 담은 책 《서양문명을 읽는 코드, 신》을 펴냈다.
서양문명에서 기독교는 무엇인가? 그것의 핵심인 ‘신’의 본질은 무엇인가? 지은이는 이것을 제대로 알아야만 우리가 당면한 현대문명과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사명으로 그 실마리 찾기에 나섰다. 신에 대해 바르고 세밀하게 알아, 서양문명의 심층을 파악하고 나아가 우리가 당면한 문제들―가치의 몰락, 의미의 상실, 물질주의, 냉소주의, 허무주의, 문명의 충돌 등―에 대한 해법을 찾아 나서고 있는 것이다. 30여 년 이상 인문학 공부에 매진한 그의 철학과 사유가 현실문제의 해결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학자적 사명감이었다. 인류의 보편적 가치들을 고민하고 추구해온 사람들의 이론을 살려내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새로운 사유와 가치 있는 삶의 길을 터주어야 한다는 철학자 김용규의 소명의식, 그 첫 산물이 《서양문명을 읽는 코드, 신》이다. 한국인으로, 인문학자의 시선으로 서양문명을 이해하는 데 가장 핵심적인 개념인 ‘신’을 탐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이 책에서 서양의 철학,신학을 문학, 역사, 예술, 과학과 연결하여 한편의 대서사시가 되는 ‘철학 내러티브’를 창안하여 우리에게 새로운 지식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치밀하고 세밀한 구성, 지식과 서사가 어우러진 매력적인 ‘철학 내러티브’, 서양 고전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창조, 장면장면 펼쳐지는 스펙터클 등이 864쪽의 방대한 글 속에 생동감 있게 그려내고 있다.
편집자는 이 책이 비싼 로열티를 준 번역서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채롭고 풍부한 ‘내용’, 그리고 그것을 풀어가는 ‘내공’을 보면 그럴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이 한국인 저자의 작품이라는 것에 편집자로서 자긍심을 느낀다. 근래 카렌 암스트롱의《신을 위한 변론》, 테리 이글턴의 《신을 옹호하다》가 출간되었다. 편집자의 시각으로는 김용규의 《서양문명을 읽는 코드, 신》은 《신을 위한 변론》보다 더 친근한 글쓰기가 장점이고 , 《신을 옹호하다》보다 풍부한 깊이를 보여주는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2. 신을 매개로 한 서양의 철학과 문화가 대서사시처럼 펼쳐지다

“우리는 신과 인간의 관계에 대하여(1부), 존재와 존재물에 속성에 대하여(2부), 창조주와 피조물의 의미에 대하여(3부), 신의 섭리와 인간의 자기희생에 대하여(4부), 신의 유일성과 인간의 연대성에 대하여(5부) 이야기할 것입니다. 도중에 우리가 잊어버린 여러 소중한 가치에 대해서도, 열정과 희생으로 그것을 지켜 온 영웅들에 대해서도, 개인의 삶과 세계의 역사가 갖는 의미에 대해서도, 무신론을 주장하는 과학자들과 그들의 이론에 대해서도, 서로 상반,대립하는 지식의 종합과 충돌하는 문명 간의 화해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할 것입니다. 또한 그 사이사이에 신과 연관하여 우리를 교육하고 감화하는 시, 소설, 회화, 조각, 음악, 역사, 과학, 철학, 신학에 대해서도 진지한 이야기를 나눌 것입니다.” ― 본문 9~10쪽 〈지은이의 말〉에서

이 책은 신에 대한 개요를 신론, 존재론, 그리고 서양문명의 상관관계 속에서 이야기하면서 시작한다. 2부에서는 그리스적 존재 개념과 히브리적 존재 개념의 상이성과 그것들이 종합되어 이룬 기독교적 신 개념을 서술하고 서로 상반,대립하는 둘을 종합하는 자신의 학문적 방법들(시간화와 탈시간화의 마술, 러브조이의 이중적 논법, 쿠사누스의 대립의 일치 등)을 제안한다. 고대와 중세는 물론이고 심지어는 19세기까지도 서양문명의 심층적 메커니즘으로 작동한 ‘존재의 대연쇄’라는 형이상학과 그것이 서양의 신학, 윤리, 문학, 사회제도, 교회제도 등에 끼친 영향을 살피면서 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방법들과 그것이 지닌 우리 삶에서의 의미를 이야기해준다.
3부에서는 우리가 ‘운명’, ‘예정’, ‘섭리’라고 파악하는 신의 인격성과 인간의 삶과 세계의 역사에 부단히 관여하는 신의 인격성과 그 의미, 창조론과 빅뱅이론의 유사성과 상이성, 그리고 그 각각의 의미와 서로 상반,대립하는 주장들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방법들(비트겐슈타인의 언어놀이, 리오타르의 다원적 이성 등)에 대해 제안한다. 그리고 시간과 영원의 정의 그리고 그것들이 가진 우리의 삶과 세계 역사에서의 의미를 따지면서 창조론과 진화론의 관계, 창조론이 진화론을 수용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 ‘진화를 통한 창조’라는 주장이 지닌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제안하고. 창조의 목적과 그것이 가진 우리의 삶과 세계 역사에서의 의미를 생각한다.
4부에서는 신의 섭리에 대한 정의와 그것이 우리 삶과 세계 역사에서 지닌 의미를 검토한다. 그리고 신의 섭리와 인간의 소망(기도)과의 관계, 신의 섭리를 따르는 인간의 자기헌신이 가진 의미를 키르케고르의 실존의 3단계설로 설명한다. 마지막 5부에서는 신의 유일성에 대한 정의와 삼위일체로 나타난 신의 유일성, 신의 삼위일체성이 인간 공동체의 이상적 모델이라고 제안하고, 신의 유일성은 배타성이 아니고 포괄성이기 때문에 오히려 인간의 상호연대와 협력의 근거가 된다고 주장한다. 끝으로 지은이는 신과 그의 이름으로 추구되어온 ‘최고의 가치’들의 몰락과 함께 닥쳐온 서양문명의 위기, 그리고 그것이 불러온 문제들(가치의 몰락, 의미의 상실, 물질주의, 냉소주의, 허무주의, 문명의 충돌 등)을 해결할 방법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말한다.

3. ‘디아트리베’, 인문주의 글쓰기의 전범을 보이다

“시작하기에 앞서 한 가지 밝히고 싶은 게 있습니다. 당신은 이 책에서 내가 이야기하는 방식이 조금 색다름을 바로 알아차릴 것입니다. 이는 내가 고대 헬레니즘 시대의 성직자들, 예컨대 사도 바울이 글을 쓰거나 설교를 할 때 즐겨 사용하던 디아트리베(diatribe)라는 수사법을 활용하기 때문입니다. ‘기분 풀이’ 내지 ‘환담’이라는 뜻을 가진 디아트리베는 설사 심오한 철학적 변론이나 종교적 사상이라 할지라도 고상한 전문용어를 사용해서 일방적으로 선포하는 것을 피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비속하지만 생동하는 일상용어로 바꾸어 표현함으로써 독자나 청중을 대화의 상대로 끌어들이고, 그들과 함께 담화를 나누는 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수법이지요.” ― 본문 8쪽 〈지은이의 말〉에서

그는 이 책에서 인문주의 글쓰기의 전범을 보여주고자 했다. 그것은 문헌학적인 설명과 문법과 논리에 호소하고, 수사학적 표현, 고전적 지식과 작품을 활용한 글쓰기를 말한다. 인문주의 글쓰기는 어원을 풀고 고전에서 예를 드는 글쓰기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 책에서 디아트리베라는 고대의 수사학을 채용했다. 고상한 전문용어를 사용하여 일방적으로 선포하는 것을 피하고 일상용어를 사용하여 독자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처럼 글을 썼다. 책을 펼침과 동시에 독자는 카페 같은 곳에서 벌어진 흥미로운 환담에 초대되고 지은이와 마주 앉아 차 한잔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처럼 여유롭고 편안하게 글을 읽을 수 있다.

4. 서양의 문학, 예술, 역사, 철학, 과학을 넘나드는 방대한 스케일

“어느 문명에서든 신은 종교 안에만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신은 언제나 종교 밖으로 나가 종교 아닌 것들 속으로 스며들어 가지요. 세속적인 것, 일상적인 것, 문화적인 것 안으로 과감히 침투해 들어갑니다. 신은 사회제도와 전통 안으로, 생활규범과 관습 속으로, 학문 안으로, 문학 속으로, 미술과 건축 안으로, 음악과 공연 속으로, 부단히 파고들어가 문화와 문명의 심층을 이룹니다. 서양문명이 특히 그렇지요. 따라서 내 생각에는 서양문명에 대한 이해를, 그 세계가 오랫동안 숭배해온 기독교의 신에 대한 이해로부터 시작하는 것은, 비록 흔한 방법은 아닐지라도 썩 좋은 방법입니다. 이 방법이 서양문명을 심층적으로 파악하도록 해 줄 뿐만 아니라, 오늘날 우리가 당면한 문제들을 바로 보고 그 해결책을 마련할 기반을 제공하기 때문이지요.” ― 본문 8쪽 〈지은이의 말〉에서

《서양문명을 읽는 코드, 신》은 신과 관련된 서양 철학과 신학의 진수만을 골라 모두 담아냈다. 뿐만 아니라 신과 연관된 서양의 고전들과 예술작품들을 풍부하게 활용하여 설명하고 있다. 플라톤, 파르메니데스, 아리스토텔레스 등의 고전철학과 플로티노스, 아퀴나스, 아우구스티누스 등의 중세철학, 그리고 하이젠베르크, 리요타르, 비트겐슈타인 등 근현대 철학을 괴테, 셰익스피어, 단테, 밀턴 등의 문학과 미겔란젤로, 빙켈만 등의 예술작품과 예술이론을 연계하여 한편의 대서사시를 펼친다. 여기에 우주론과 진화론 그리고 스티븐 호킹, 리처드 도킨스, 에드워드 윌슨 같은 저명한 자연과학자들의 신에 대한 담론 등 최근의 과학 이야기를 담아내 책을 더욱 풍부하고 다채롭고 짜임새 있게 만들고 있다. 지은이는 이들 작품들의 원전을 참고,인용하였고, 그 출처를 800여 개에 이르는 미주와 설명주를 통해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을 읽게 될 독자들은 창조론과 진화론의 대립에 대한 명쾌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점에서 매력적일 수 있고, 신의 섭리와 인간의 자기헌신의 관계가 흥미로울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삼위일체로 나타나는 신의 유일성이 인간공동체의 원형이라는 부분에 마음이 이끌리는 분도 있을 것이며, 시나 회화 같은 서양문명에 스며있는 신에 대한 이야기들이 흥미로울 수도 있을 것이다.
삶의 마지막 순간,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신과 인간에 관한 절박한 물음!
그리고 그에 대한 인문학적 답변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회장이 1987년 타계하기 직전 24가지 질문을 남겼다. ‘신은 과연 존재하는가’에서 시작하여 ‘종말은 언제 오나’에 이르는 이 질문들은 삶의 마지막 순간 누구나 품을 수밖에 없는 신과 인간에 관한 절박한 물음이다. 고(故) 이병철 회장의 질문인 동시에 우리 모두의 질문이기도 한 이 숙명적인 문제들을 철학자 김용규가 진지하게 성찰한다. 신학과 철학에 대한 지은이의 깊은 통찰에는 신의 존재 여부, 종교와 과학의 관계, 영혼의 존재와 역할, 지구의 종말 등 신과 인간을 둘러싼 모든 궁금증에 대한 해답이 담겨 있다. 또한 최근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새로운 무신론에 대한 지은이의 단호한 일침은 과학과 종교의 소통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하는 우리 시대 인문주의의 정수다.

1. 이병철 회장이 죽음을 앞두고 신과 인간에 관해 묻다
삼성그룹을 창건한 이병철 회장은 1987년 타계하기 직전 가톨릭교회 정의채 신부에게 네 쪽짜리 질문지를 보냈다. 이 질문지에는 “신의 존재를 어떻게 증명할 수 있나? 신은 왜 자신의 존재를 똑똑히 드러내 보이지 않는가?”, “신은 인간을 사랑했다면, 왜 고통과 불행과 죽음을 주었는가?”, “인간이 죽은 후에 영혼은 죽지 않고, 천국이나 지옥으로 간다는 것을 어떻게 믿을 수 있나?”, “지구의 종말은 오는가?” 등 단아한 필체로 쓰인 24개의 질문이 담겨 있다. 이 질문들은 하나같이 어투가 도전적이고 호흡이 긴박하지만, 동시에 내용이 신중하고 순서가 정연하다. 찬찬히 살펴보면 신과 인간에 관해 우리가 품을 수 있는 거의 모든 궁금증이 포함되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백만장자의 마지막 질문》은 이병철 회장이 남긴 신과 인간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들을 다루는 책이다. 이 질문들은 삼성그룹이라는 굴지의 기업을 만든 이병철 회장의 질문이기에 특별하지만, 동시에 죽음을 앞둔 인간이라면 누구나 품을 수밖에 없는 질문이기도 하기에 보편적이다. 그리고 그 내용은 절박하다. 세상에서 이룬 모든 일이 헛되고 죽음 후에 찾아오는 모든 것이 불확실한 삶의 마지막 순간, 인간이라면 누구나 해답을 갈구할 수밖에 없는 근본적 문제들. 이 책은 우리 모두가 한번은 마주해야 하는 이 숙명적 문제들을 진지하게 성찰하여 삶의 의미를 곱씹고 그 가치를 다시 발견하게 한다.

2. 신을 이야기하는 철학자 김용규가 그 질문에 답하다
신에 대한 이해를 통해 서양문명의 심층을 파헤친 《서양문명을 읽는 코드, 신》, 13편의 문학작품을 실마리 삼아 철학의 길과 삶의 해법을 제시한 《철학카페에서 문학읽기》, 흥미진진한 지식 소설 《알도와 떠도는 사원》 등 대중과 소통하는 철학 교양서를 집필해온 철학자 김용규. 그는 이 책에서 ‘인간이 추구하는 가치들의 정점’으로서의 신을 이야기한다. 철학의 본분은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선택하고 그것을 향해 스스로 변화하게 하는 것이기에, 신을 이야기함으로써 가치들이 소멸하고 삶이 공허해진 현대인들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다.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의 길을 터주어야 한다는 소명을 갖고, 인류의 보편적 가치들에 대해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이것이 바로 목사도, 신부도, 스님도 아닌, 철학자인 그가 신과 인간의 관한 이병철 회장의 물음에 답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사람인 이유다.
이 책에서 지은이가 견지하는 것은 ‘인문학적 관점’이다. 기독교 특정 종파의 관점이나 신학적 경향을 지지하지 않고, 인문학적 관점과 언어로 신과 인간, 종교, 과학 등에 관한 다양한 문제들을 논의한다. 종교적 문제들의 개념을 정리하고 논리를 분석하며, 그에 대해 독자들이 어떤 입장을 가질 수 있는지까지 설명한다.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들에게는 다소 낯설 수 있는 종교적 담론들을 거부감 없이 접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독자들은 신학과 철학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 지은이의 통찰에서 신과 인간에 관한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3. 종교해악론에 일침을 가하고 균형 잡힌 시선을 제시하다
2001년 9·11 테러 사건 이후 종교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순식간에 싸늘해졌다. 이에 발맞춰 《만들어진 신》의 리처드 도킨스, 《종교의 종말》의 샘 해리스, 《주문을 깨다》의 대니얼 데닛, 《신은 위대하지 않다》의 크리스토퍼 히친스, 《우주에는 신이 없다》의 데이비드 밀스 등을 위시한 ‘새로운 무신론자’들이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이들은 종교가 인류에게 해롭고 불필요하기 때문에 반드시 없애야 한다는 종교해악론과 종교말살론을 주장하며, 많은 독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런데 과학자인 이들의 주장은 정말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이야기일까?
지은이는 이 책에서 종교해악론을 펼지며 종교는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새로운 무신론자들의 부당한 공격에 일침을 가한다. 신을 믿지 않기 때문에 무신론을 주장하는 것과 종교의 부작용을 이유로 종교해악론을 주장하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 마치 생화학무기, 원자폭탄 등 과학이 가진 위험성을 근거로 과학이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억지이고 과학이 없어진다고 해서 전쟁과 테러가 함께 없어지는 것이 아니듯, 새로운 무신론자들의 주장은 논리적으로 문제가 있다. 이 외에도 지은이는 새로운 무신론이 가진 많은 논리적 오류를 지적하며 과학과 종교의 소통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를 되묻는다. 종교적으로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이 같은 논의는 균형 잡힌 시선으로 합리적 길을 찾는 우리시대 인문주의의 정수라 할 수 있다.

4. 지은이 인터뷰
▶ 고 이병철 회장의 24가지 질문은 모두 직설적이고 호흡이 긴박합니다. 그런데 선생님께서는 ‘들어가는 말’에서 이 질문들이 “내용이 신중하고 순서도 정연하다”고도 하셨는데요. 어떤 점에서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까요?

이 회장이 남긴 질문들의 내용을 살펴보면 한 무신론자가 기독교를 공격하기 위해서, 또는 치기 어린 호기심으로 던진 물음들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질문 하나하나가 무신론자든 기독교인이든,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보았을 만한 것들이지요. 신중하게 골랐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질문들이 기독교 조직신학 체계에 맞춰 신론, 그리스도론, 성령론, 교회론, 종말론의 순서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우연이라 보기가 어렵지요. 아마 이 회장의 질문을 누군가가 다시 정리했거나, 아니면 이 회장 자신이 기독교 신학체계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거나 둘 중 하나일 것입니다.

▶ 24가지 질문 중 대답 내용이 중복되는 열세 번째 질문과 기독교·유대교·불교 등 종교의 특징을 묻는 열한 번째 질문을 제외한 22가지 질문을 다뤄주셨습니다. 이 중 답변하는 데 가장 고심했던 질문은 무엇이었나요?

이 회장이 남긴 질문 하나하나가 답하기에 책 한권으로도 부족할 만큼 크고 무겁습니다. 그래서 모두 고심하면서 답했어요. 그 가운데서도 특히 답하기에 어려웠던 것은 기독교 밖에서 뿐만 아니라 안에서조차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질문들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천국과 지옥의 문제에 대해서는 교파와 신학자에 따라 의견이 분분하고 논쟁이 매우 뜨겁습니다. 사람들의 관심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이런 질문에 대해 모두가 만족할 만한 답을 찾는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 리처드 도킨스, 샘 해리스, 대니얼 데닛, 크리스토퍼 히친스, 데이비드 밀스 등 ‘새로운 무신론자’들에 대한 단호한 일침이 인상적입니다. 이들의 주장은 무엇이며 왜 문제인가요?

종전의 무신론자들은 자기가 신을 믿지 않는다는 의미로 무신론을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2001년 9.11사태 이후 등장한 ‘새로운 무신론자’들은 달라요. 그들은 종교는 망상이고 온갖 전쟁과 테러의 온상이기 때문에 없애버려야 한다는 종교해악론 내지 종교말살론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주장이 가진 문제점은 이렇게 생각해보면 바로 드러납니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인류는 고대부터 지금까지 언제나 당대의 첨단무기로 전쟁과 테러를 자행했고, 그 첨단무기들의 생산에는 항상 당시 첨단과학이 이용되었기 때문에 과학은 해로운 것이며 아예 없애버려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가정하지요. 어떻습니까? 과학이 가진 위험성 때문에 과학을 아주 없애버려야 할까요? 또 과학이 없어진다고 해서 전쟁과 테러도 함께 없어질까요? 아니지요! 설령 다소의 위험과 부작용이 염려된다고 해도 과학 역시 인류가 보존하고 발전시켜나가야 할 소중한 자산입니다. 종교도 마찬가지지요. 과학이든 종교든 그것의 부정적 측면을 최소화하고 긍정적 측면을 최대화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합리적입니다.

▶ 도킨스 등 새로운 무신론자들에 대한 논의뿐만이 아니라 오늘날 교회와 기독교인들이 당면한 문제들에 대한 목소리 또한 날카롭습니다. 현실의 교회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교회를 수단이 아니라 목적으로 삼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 덕에 한국 교회는 지난 30년 동안 눈부신 성장을 했지만, 온갖 부작용도 여기서 발생했습니다. 교회는 복음을 전파하고 구현하기 위한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지요. 따라서 교회는 이 목적에 합당할 때만 정당합니다.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에는 그리스도를 위하여 그리스도를 화형에 처하려는 대심문관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의 논리는 이렇습니다. 그리스도의 성스러운 사역을 위해서라면 교회의 어떠한 사역도 허용된다. 그리고 교회의 성스러운 사역을 위해서라면 어떤 불의도 허용된다. 그래서 그는 재림한 그리스도를 처형하려고 합니다. 나는 이런 생각을 간단히 ‘교회 이데올로기’라고 부르는데, 바로 이것이 11세기에 신의 이름으로 예루살렘 성을 피로 물들인 십자군의 논리였고, 16세기 유럽의 가톨릭이 중남미 각국에서, 17세기 이후 프로테스탄트가 북아메리카 대륙에서 자행한 온갖 만행 뒤에 숨은 진실이었지요. 또한 오늘날 한국 교회가 반복하고 있는 숱한 과오들의 뿌리입니다. 그래서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교회가 참으로 행복한 때는 교회가 하나님의 약속 이외에 그 어떤 것도 중요시하지 않을 수 있을 때다”라는 파스칼의 말이지요.

▶ 2010년에 출간된 《서양문명을 읽는 코드, 신》과 이 책에서 신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계십니다. 현대 사회에서 신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신이란 무엇일까요? 스콜라 신학의 문을 연 캔터베리 대주교 안셀무스는 신을 ‘최고 생명’, ‘최고 이성’, ‘최고 행복’, ‘최고 정의’, ‘최고 지혜’, ‘최고 진리’, ‘최고 선성’ 등등, 요컨대 ‘인간이 추구하는 가치들의 정점(頂點)’으로 파악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지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 신이 죽고 진리가 사라졌습니다. 가치들이 소멸하고 세계가 공허해졌지요. 무신론과 허무주의가 횡행하고 삶의 이정표들이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갈 길을 잃었지요. 한마디로, 오늘날 우리는 ‘가치상실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내 생각에는 바로 이것이 우리의 삶을 힘들고 어렵게 하는 근본원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힐링’이 아니지요. 삶의 가치를 회복하는 겁니다. 그래서 자꾸 신을 이야기하는 거지요.
김용규

신을 이야기하는 철학자. 그에게 신은 다름 아닌 ‘인간이 추구하는 가치들의 정점’이다.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선택하고 그것을 향해 스스로 변화하게 하는 것이 철학의 본분이라고 생각하기에, 철학자인 그가 신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언제부터인가 가치들이 소멸하고 삶이 공허해진 이유를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 신이 죽고 진리가 사라진 데에서 찾는 그는 동시대를 사는 이들에게 새롭고 가치 있는 삶의 길을 터주어야 한다는 소명을 갖고 있다.
지식의 상아탑에 갇히지 않고 대중과 소통하는 길을 끊임없이 고민해온 그의 지향은 인문주의에 있다. 신을 이야기하면서도 기독교 특정 종파의 관점을 취하지 않고, 새로운 무신론자들의 부당한 주장과 폭력적 공격을 논리적으로 비판하며 합리적 길을 찾는다.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이라면 한번은 마주해야 하는 신과 인간 및 종교의 근본적인 문제들에 대한 그의 성찰은 독자들의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과 튀빙겐 대학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했다. 지은 책으로는 《서양문명을 읽는 코드, 신》, 《철학카페에서 문학 읽기》, 《철학카페에서 시 읽기》, 《기적의 양피지 캅베드》, 《설득의 논리학》, 《철학통조림》 시리즈, 《타르코프스키는 이렇게 말했다》, 《데칼로그》, 《영화관 옆 철학카페》, 《알도와 떠도는 사원》(공저), 《다니》(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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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규 / Huma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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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김용규 저서 세트(전2권)
저자김용규
출판사Humanist
크기s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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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2013-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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