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는 세상이 파괴되려 하는데 어떻게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있는가?
<아직도 가야 할 길>의 스캇 펙 박사가 전하는 진정한 소통의 해법

우리가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행동이 필요하다.
여기선 지금까지와는 다른 북소리에 따라 행진해야 함을 기억하라.
이것은 인간의 의사소통 규칙을 바꾸는 전투다.
이 전투에서 이기기 위한 전략의 중추는 공동체이고, 무기는 단지 사랑이다.

전 세계 수천만 독자의 삶을 심적․영적으로 변화시킨 고전 《아직도 가야 할 길》의 저자 스캇 펙 박사. ‘삶은 고통의 바다’라고 단언하면서, 살면서 맞닥뜨리게 되는 무수한 문제와 고통을 직시하라, 뒤로 미루거나 외면함으로써 자신을 기만하고 포기해서는 안 된다, 이렇게 곧잘 무시해온 문제들을 해결하기 전에는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설득하던 저자는, 이제 동일한 문제의식을 보다 넓은 범위로 확장하며 또 다른 여행을 재촉한다. 즉, 감동적인 공동체 경험을 통해 세계의 모든 이들과 나눌 수 있는 새로운 연관성과 전체성을 성취하라는 도전. 이는 곧 개인의 행복과 안위를 넘어 이웃과 국가, 세계인이 모두 행복해지기 위한 해법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이 책은 스캇 펙 박사가 일생 동안 경험하고 익힌 공동체 건설에 관한 안내서라 할 수 있겠다. 그리고 물론 그 공동체는 나 자신과 이웃, 사회, 국가로 확대되어 궁극적으로 세계가 모두 평화를 이루는 지점을 목표로 지향한다.

<기초>라 명명한 1부에서는, 어렸을 때 어떻게 자신이 몇 안 되는 진정한 공동체에 연루되었는가와 이후 성장기와 장년기에 걸쳐 경험하고 학습한 공동체 경험을 소개하고 있다. 어렸을 때 엄격한 규율의 엘리트 교육을 못 견디고 옮겨간 자유로운 학교 프렌즈 세미너리에서의 경험은 그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를 단초로 그는 진정한 공동체란 무엇인가, 그리고 그것은 어떻게 가능한가를 설명한다. 또한 진정한 공동체가 되기 위해 극복할 필요가 있는 단계들을 설명하고, 그 조직이 유지될 수 있는 방법을 정의한다.

2부 <교량> 편에서는 보다 넓은 규모에서 진정한 공동체를 건설하고자 하는 저자의 희망에 관련된 이슈들을 논의한다. 인간의 본성에 관한 상이한 신화들, 즉 다원주의, 현실주의, 이상주의, 낭만주의 등이 제기되는데 이는 자칫 우리로 하여금 국가 차원의, 전 세계 차원의 공동체를 만들려는 것을 방해하는 신화들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인간 본성의 약점들을 고찰한 뒤, 이제는 더 넓은 공동체를 향해 가기 위한 심도 깊은 문제를 던진다. 바로 탈바꿈, 마음 여림, 통합과 통합성의 문제들이다.

3부 <해결책>에서 저자는 진정한 공동체는 세계 차원의 문제, 즉 빈곤한 의사소통, 무기 경쟁, 기독교 교회와 미국 정부 등의 문제를 푸는 열쇠가 될 수 있음을 제시한다. 요즘처럼 전쟁을 준비하고 전쟁을 일으키는 데 천문학적인 돈과 에너지를 쓰고 있는 미국 정부를 경계한 바 있는 독자라면 누구나 이 부분에서 저자의 통찰에 감탄하게 될 것이다.

앞의 것도 복잡하고 도전적인 주제이지만, 마지막은 교실에서조차 생각해볼 기회가 없었던 도전적인 내용, 즉 미국 내 각 기관을 변화시키도록 압력을 넣는 첫걸음을 시작하고 있다. 그가 겨냥한 대상은 정부, 국가 권위, 기독교 교회 같은 어찌 보면 개인이 딴죽을 걸기엔 무모하게 비치는 대상이다. 독자에 따라선 저자가 급진적인 미치광이로 보일지도 모른다. 그 역시 서문에서 ‘나는 이 책에서 내 나라와 기독교 교회에 관해 여러 면에서 많은 비판을 하고 있으며, 그 점이 다른 사람들을 불쾌하기 만들 것’이라고 말한다. 정말이지 그는 비판적인데, 그러나 그러한 비판을 통해, 우리가 더 이상 평화를 염원하지 않고 공동체 의식 역시 결여돼 있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들이 더욱 더 심각해지고 있음을 자각할 수 있다.

그러므로 최종적인 해답은 방방곡곡에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될 것이다. 이는 일명 풀뿌리 효과라고 부르는, 각 개인이 교회와 학교와 이웃에서 공동체를 시작하는 것을 말한다. 저자는 개인들이 공동체를 세우고 번성시킨다면 정부로부터도 공동체 규칙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만약 정부가 공동체 규칙 내에서 행동하게 된다면 다른 문화권에도 공동체 건설을 염두에 두고 접근하게 될 것이다. 또한 공동체 건설의 규칙은 곧 평화 만들기의 규칙임을 믿는다. 국가로서 개인으로서 공동체와 평화에 다가가지 않으면 더 많은 전쟁과 황폐함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게 저자의 일관적인 생각이다.
‘행동’이 아니라 ‘존재’가 곧 힘이 된다. 바로 이런 이유로 저자는 ‘과제를 수행하기 전에 공동체가 돼라’고 말한다.

이 책은 교육자뿐만 아니라 공동체 형성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든 유용한 안내서지만 견고한 공동체를 만들고 싶은 교육자들에게는 특히 유용한 지침서가 될 수 있다. 독자는 또한 동시에 진정한 공동체를 발전시키려면 감당해야 할지 모를 소임의 본성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