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내내 무엇엔가 빨려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읽었다
몇백년 전의 존 오웬과 그리고 시간을 거슬러서 지금 만나는 김남준 목사님에게서
어떤 동질감을 발견했는데
그것은 바로 신학과 경건 이 두가지를 동시에 겸비한 보기드문 신실하신 분들이라는 것이다.
존오웬 목사님에게서 흘러나온 신학과 경건의 모습을
김남준 목사님을 통해서 그대로 보게되고
그것이 우리속에 내재하는 끊을 수 없는 죄에 대한 외침으로까지 절절이 이어졌다
이 책은 김남준 목사님이 바라본 존오웬의 신학사상과
그 근간이 되는 그 시대의 신학과 철학의 사상을 살펴 보고
그 사상 속에서 존오웬의 신학사상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가를 알려 주고
이어서 3편의 존오웬의 죄와 관련된 글들을 통해서 그 속에서 나타나는 오웬의 신학을 재조명 하려고 한 책이다
저자의 입장에서 본
존오웬의 신학은 경험적 칼빈주의자이면서도 급진적인 개신교의 신학사상을 가지고 있고
이 사상을 근간으로 해서
이 책에서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것도 죄죽임과 성화의 과정에서
성화의 시작과 과정과 마침 이 모든 과정은 성령의 역사이고 은혜이며
우리는 오직 도구일 뿐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존오웬의 지성적배경의 가장 근간이 된것은 역시 성경이었다
신학적 논쟁에서도 철저하게 성경에서 자신의 주장의 근거를 찾았다
오웬의 작품중 성화에 대한 저술들이 탁월한데
이것은 인간을 꿰뚫어 보는 식견과
그의 회심과 부단한 성화 과정에서 얻게된
인간에 대한 이해와 결합이 되면서 풍부해졌다고 여겨지고
오웬의 교리 전개는
성도들의 삶에 강력한 적용을 가지게 하는데
그것은 이 책 후반부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이 책은 오웬의 신학사상- 특히 그 중에서도 내재하는 죄와 죄의 유혹,
그리고 죄죽임에 관한 사상을
김남준 목사님의 시선으로 재해석하고 있는데
죄에 대한 오웬의 견해는 우선 죄를 은혜의 결핍으로 보았다는 것이다
은혜가 따르지 않는 삶을 살게 되면 죄의 영향력 아래에서 감각이 무디어지게 된다
그러므로 구원 받은 신자라 하더라도 여전히 죄가 잔존해 있기에
끊임없이 죄와의 투쟁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이것은 인간의 가장 중요한 소명인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할 당시에 의도하셨던 인간됨을 회복하는 것이며
하나님이 본래 인간에게 위탁하셨던 소명을 따라 사는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성화의 과정을 전개해 나가면서
오웬이 죄를 심각하게 규정하는 이유는
죄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없이는 어떠한 성화의 진전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나님에 대한 관심과 죄에 대한 관심은 정확하게 비례하는데
하나님에 대한 관심은 거룩한 삶을 갈망하게 만들것이고
거룩한 삶을 갈망하는 만큼 죄에 대해 알고 싶어하기 때문이고
그 죄를 죽이고 싶어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성화에 있어서 생각의 중요성을 수없이 강조하는데
그 이유는 성도의 모든 미끄러짐은 바로 이 생각의 이탈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역시 경건의 실천이다
성도는 끊임없이 자신의 생각을 하나님의 성품에 집중하고
복음의 진리를 묵상하는 가운데 죄의 속임으로부터 매 순간 자신을 지켜나가야 한다
매순간 죄의 작용은 끝이 없지만
하나님이 베풀어 주시는 두가지 힘-즉 무한한 용서와 은혜의 힘에 의해서
그리고 성도의 온전한 순종을 통해서 죄와 더불어 싸워 이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성도가 생각과 정서 그리고 의지안에서 복음으로 무장하게되면
죄로 오는 시험을 쉽게 물리칠 수 있고 자신안에 있는 죄의 영향력을 제압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이렇게 회개와 돌이킴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아주 작은 일에 대해서도 예민하게 느끼고
자신의 죄를 회개하며 미끄러짐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것이 더욱 필요하다
그리고 이 모든일이 언제나 죄를 죽이시는 성령의 은혜임을 누누히 강조하고 있다
오웬의 성화의 목표는 하나님 형상의 회복에 있다
이것은 곧 인간의 소명이고 창조 목적에 부합하는 진정한 인간이 되는 길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죄죽임은 평생 실천해야 할 의무이다
이런 죄죽임의 실천에 은혜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게 되어
예수의 구속의 공로를 믿음으로 의지하게 되고
이런 삶이 반복되는 가운데 정욕을 이기고 은혜의 원리를 따라 살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된 성도는 이 세상에서 행복해지기 보다는 거룩해지기를 열망하게 된다
성화의 은혜는 시작과 발전과 퇴보가 있고
그리고 이것은 죄죽임의 실천에 달려있다.
죄죽임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도구로 역사하시는 성령의 은혜로 말미암아 중생과 함께 우리가 은혜안에서 자라게 되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매 페이지마다 까맣게 밑줄을 그으며 읽었고
나만의 부호들로 책을 덧칠하며 읽었다
죄에 대해서 심도있게 고뇌하며 분석해서
죄의 깊은 심연의 바다밑으로 나를 침잠시켰다가 다시 끌어올려냈다는 느낌이 들었고
그 죄의 심연에서 마음껏 헤엄쳐 다니면서
조각난 죄의 편린의 내부를 아주 세부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었고
다른 한켠에서 죄와 결별하고 죄의 유혹에 맞서서 싸우라고
우리를 격려하고 있는 두 분의 모습을 바라보게 되었다
탁월한 경건의 시대를 살았던 청교도 중에 한사람과 그 정통 개혁의 맥을 잇는 또 한사람
이 두개의 봉우리가
본질이 없고 형식과 메뉴에 빠져있는 교회와 지도자들에게
죄의 본질에 대한 거침없는 실상을 낱낱히 공개하고 있고 그 진실의 숲을 보여주고 있다
오웬과 김남준 목사님의 공통분모- 신학과 경건의 모습, 그리고 날카로운 지성과
겸허한 실천적인 이성을 동시에 발견하게 된다
한없이 끓어 오르는 죄에 대한 강력한 외침으로 인해
김남준 목사님의 눈에 눈물을 흘리게 했던 그 외침이
나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져서 내 안에 내재하고 있는 죄를 바라보면서
"마음을 찢으며 통회할 수 밖에 없는 경지"로 몰아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