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도서 > 영적성장 > 영성 > 영성일반

지금까지 그 누구와도 이렇게 30일 동안 밀착하여 만난 적은 없었다.

말씀 가운데 만난 주님에 대한 체험은 지금도 말씀 가운데 주님을 만나는 깊이를 더하게 한다. 주님은 내가 기대하고 상상하는 그 이상으로 함께하셨다. 작은 꽃, 풀잎 하나 안에서 말씀하시는 주님이셨다. 말씀 안에서 주님과 만나고 자연가운데 주님과 함께하는 여정이었다. 주님의 생애 바로 그 현장, 각 상황에서 주님을 가까이에서 보게 하셨다. 주님과 그 현장에 함께 있던 베드로, 야고보, 요한, 삭개오, 마르다, 그 밖에 수많은 사람들과 그 관계 안에 나도 함께한 체험이었다.
이러한 체험은 나의 영성의 삶에 커다란 유익이 되고 있다. 주님을 가까이에서 본 만큼, 알아들은 것만큼 주님을 닮아 가는 것을 느낀다. 내가 접한 자연 속에서, 말씀 안에서 지금 여기에 계시는 주님을 늘 유연하게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내 안에 채워진 영적인 에너지는 아직까지도 내 삶의 소중한 자원으로 남아 불씨가 되고 있다.
주님을 가까이에서 보고 맛들임이 얼마나 좋은지! 그 주님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나보다 더 나를 사랑하시는 분이시다. 언제 어디서나 함께하시는 사랑이시다.

하나님은 역사를 그분의 경륜 가운데 주관하시며 진행해 나가시는 분이시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은 하나님은 사람을 통해서 그 일을 이루어 가신다는 것이다. 즉 사람을 하나님의 대행자로 삼아 그 사람을 통해서 역사 현장에서 행동하시는 것이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모두가 이러한 하나님의 대행자로 선택받은 것이다.
그분은 지금 진행되는 이 역사 현장에서 그분의 뜻하신 바를 바로 사람(예수를 구주로 믿는 나)을 통해 이루려는 계획을 가지신 분이시다. 그래서 하나님은 그분의 뜻하신 바를 그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알리신다. 또한 그 뜻하신 바 계획된 일을 감당할 사람을 준비시키신다. 감당할 만한 사람으로 변화, 성장, 성숙하도록 이끄시는 것이다.
나를 향한 그분의 뜻하신 바 계획을 알아차리고 감사함으로 받아들일 때하나님과 함께하는 영성의 삶이 시작된다. 이 사실을 모르고 지나는 만큼 수많은 세월이 무위로 허비되고 만다. 알았어도 미루거나 잊어버리고 세상에 빠져 있는 그 시간들도 허비되는 세월이다.

두더지 이야기
고갯마루 그곳 소나무 아래에는 두더지가 팠는지 땅 속이 골이 져 있었다. 그곳 땅 속의 세계를 자세히 알 수 없지만 그곳만의 세계가 있다. 그곳 두더지 굴 밖에는 굴삭기가 산을 정리하고 있다. 한참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두더지 굴과 비교할 수 없는 넓은 세계가 펼쳐져 있다. 누군가의 구상에 의해 설계가 되었고, 어떤 모양이 될 공사가 진행 중이다. 공사 중인 이 부분도 한정된 공간이지만 계획된 어떤 일이 진행되고 있다. 순천 지역, 전남 지역, 대한민국, 아시아, 전세계, 우주 공간 중에도 어떤 일이 진행되고 있다. 오늘 하루, 이달 한 달, 올 한 해, 지난 20세기, 21세기, 이 모든 공간과 역사와 앞으로 다가올 모든 영역이 다 하나님의 통치 영역의 세계인 것이다.이렇게 넓고 광활한 세계 방방곡곡 온 천지에 하나님의 역사가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나는 지금 두더지가 파 놓은 땅 속 두더지 굴에 머물고 있는 두더지 같았다. 바로 밖에 굴삭기가 산을 파서 정리하는 일도 모르는 두더지가 바로 나였던 것이다. 지금 현재의 나의 실상을 보게 되었다 .
조금 더 나아간 세계라고 해 봐야 고작 지금 굴삭기로 진행되고 있는 산을 개간하고 있는 일이다. 그것도 어떤 모양이 이루어질지 모른다. 아래편에는 도로가 연결되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그 계획을 모르는 나는 그저 궁금할 뿐이다. 계획을 알고 있는 사람, 그것에 참여하고 있어 그것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알아보면 그들이 알고 있는 부분만큼은 전해 들어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정도뿐이다. 하나님께서 섭리하시는 공간이 얼마나 넓은데 왜 좁은 나의 시야에 머물러 있어야 하는가? 나의 집착이, 욕망이, 상처가, 교만이, 안일함이 나를 이 좁은 두더지 세계에 머물게 한 것이다. 내가 알기도 하고 또한 모르기도 하는 모든 죄악이 나를 좁은 두더지 세계에 머물게 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를 이렇게 좁은 두더지 세계에 머물도록 내버려두지 않으시는 분이시다. 우리를 그분의 원대한 역사 경륜에 함께 동역하는 자로 참여하게 하시는 분이시다. 이 역사 가운데 참여하도록 우리를 향한 계획을 가지신 분이신 것이다. 그런 사람이 되도록 우리를 부르시고 주님 닮은 사람으로 세워 가시는 분이시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우리 그리스도인의 삶은 하나님의 계획 가운데 예수님을 본받아 닮아 가는 여정이다.
왜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있지만 삶의 현장에서 예수님 닮은 삶을 보여주지 못할까? 그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무기력함에 빠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나님의 창조 역사와 그리스도의 구원과 성령님의 일치를 이루시는 일에 무관심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하나님의 계획에 나를 훈련시키고 하나님을 대행하는 자로세워질 수 있을까? 성경에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 그중에서도 예수님의 생애를 위주로 묵상하면서 찾은 그 답의 일부, 내가 경험한 것을 이 책에 담았다. 성경 말씀 한 본문을 많게는 하루 5차례 침묵 가운데 묵상한 경험의 이야기이다. 말씀 가운데, 산책 중에, 식사 중에, 잠자리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오감으로 함께하는 30일간의 종합 체험 여정을 담은 이야기이다. ‘이냐시오의 영신수련’1)을 기본 바탕으로 하여 기도한 30일간의 영성훈련 일지이다. 나와 친밀하게 말씀 가운데, 그리고 삶의 현장에서 함께하신 하나님 체험의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 함께 나누고자 한다.

들어가는말 5
30일 영성 훈련을 위한 개요 10
첫째 주간
나는 누구인가?
첫번째날:사람이란? 21
두번째날:형상 27
세번째날:돌봄 37
네번째날:결핍 47
다섯번째날:죄 57
여섯번째날:지옥 65
일곱번째날:자비 75
여덟번째날:평상 89

둘째 주간
예수님과 관계 안에서 나는 누구인가?
아홉번째날:그리스도의나라 101
열번째날:육화(Incarnation) 105
열한번째날:봉헌 125
열두번째날:신분 135
열세번째날:두개의깃발 143
열네번째날:세부류의사람들 151
열다섯번째날:훈련 155
열여섯번째날:예수 1067
열일곱번째날:하나님나라 181
열여덟번째날:복음3덕중 가난 187
열아홉번째날:복음3덕중 정결 197
스무번째날:복음3덕중 순종 211

셋째 주간
주님과 하나 된 나는 누구인가?
스물한번째날:예루살렘 225
스물두번째날:마지막 237
스물세번째날:깨어있음(Being Awakened) 249
스물네번째날:십자가 259
스물다섯번째날:죽음 275

넷째 주간
‘부활’-사랑의절정
스물여섯번째날:빈무덤 281
스물일곱번째날:새벽 291
스물여덟번째날:Here and Now 297
스물아홉번째날:사랑 309
서른번째날:첫날(희망) 319
30일 침묵 기도 여정을 마치면서 324

저는 4-5년 전에 강병찬 목사님과 함께 30일 영신 수련에 참여했습니다. 이 책은 강 목사님의 영성 훈련 일지입니다. 한 달 동안 봉쇄, 침묵 가운데 수행한 바를 강 목사님은 아주 상세하고 진솔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어 나가면서 세상에 대한 그 어떤 집착도 버리고 주님과의 일치를 진지하게 추구하는 한 영적 순례자의 순수하고 아름다운 영혼을 보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제가 미처 죄라고 생각하지도 못한 어린 시절의 죄까지도 고백하며 슬퍼하는 회개의 철저함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탄생부터 부활 승천까지의 여러 이야기를 밀도 있게 묵상하고 복음 관상하면서 성령의 인도를 따라 이야기의 현장 속으로 들어가 보고 듣고 느끼고 깨달은 바에 대한 기록은 놀라운 하나님 체험 이야기입니다.
복음서에 나타난 주님을 생생하게 만난 이야기입니다. 주님을 만나면 사람은 놀랍게 변화됩니다. 정말로 따뜻하기 이루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주님을 만나기를 소원하는 분들은 이 책을 일독하길 강력 추천합니다.
그리고 이 책에서 소개하는 영신 수련에도 도전해 보길 바랍니다.
_홍인규 교수, 백석신학대학원 신약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