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델 오라토리오의 또 다른 명곡 이집트의 이스라엘인

<메시아>의 작곡가로 잘 알려진 헨델은 29개의 오라토리오를 남긴 오라토리오의 제왕이다. 헨델은 영어 가사를 붙인 새로운 오라토리오를 고안하여 청자로 하여금 이해하기에 어려움이 없고 더욱 쉽게 호응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의 <메시아>가 가장 유명한 오라토리오이지만, <사울>, <이집트의 이스라엘인>, <유다스 마카베우스>, <입다>, <에스더>, <삼손>, <데보라> 등 나머지 오라토리오들 역시 음악적으로 매우 훌륭하며 음악사에서도 많이 거론된다.

여느 오라토리오들보다 합창의 역할이 더욱 두드러지는 <이스라엘의 이집트인>은 이스라엘 민족의 출애굽 사건을 대본 작가 없이 헨델 자신이 성경과 시편의 기도문들로 편집하였다. 총 2부로 구성되는 이 오라토리오의 제1부 ‘출애굽’(Exodus)은 출애굽기 1장부터 14장까지 기록된 이스라엘 백성들의 성공적인 이집트 탈출 사건을 다루고, 제2부 ‘모세의 노래’(Moses’ Song)는 순전히 출애굽기 15장에 기록된 ‘모세의 노래’와 ‘미리암의 노래’로 완성시켰다.

이번에 발간된 한국어판 <이스라엘의 이집트인>은 합창음악의 권위자이자 교회음악계의 거장인 김명엽 교수가 음악적인 면과 종교적인 면 모두 균형을 맞추어, 영문 가사가 갖는 본래의 의미를 잘 살려 한국어로 부르기 쉽게 번역하였다. 원어 가사로도 부를 수 있도록 한글 번역 가사 아래에 원문을 함께 실었으며, 곡의 이해를 도울 수 있도록 서문에 충실한 곡의 내용 및 배경을 실었다.

현재 우리나라의 수많은 교회의 성가대들과 합창단들, 그리고 바로크 음악을 연주하는 단체들은 다양한 작품들을 연주하고 싶지만 많은 곡들이 번역되지 않아 기근 상태를 겪고 있다. 종교적으로도, 음악적으로 올바르게 번역된 <이집트의 이스라엘인>을 통해 <메시아>로만 편중된 교회 음악계는 웅장한 스케일의 아름다운 합창 음악으로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을 것이며, 오랜 노예생활 끝에 탈출하게 되는 이스라엘 민족의 핍박받은 삶과 해방 뒤의 기쁨을 노래한 이 작품의 내용을 통해 우리는 이 세상에서 살아가야 하는 올바른 방법을 배우고 감사하는 삶을 살게 될 것이다.